국가(國歌)와 왕가(王歌)

Posted by 태국 향수코디
2008. 1. 28. 15:15 태국정보

                       국가(國歌)와 왕가(王歌)

                                                                                          전 대완
                                                 (주)태국 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

 태국에는 국가()가 따로 있고, 왕가()가 따로있다. 국가는 주로 학교나 관청, 국기 게양,하강식이 있는 경우, 그리고 방송국이나 공공장소에서 아침 8시, 저녁 6시에 울려 퍼진다. 여기서도 우리와 똑같이 어느 자리에서건 서서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별도로 왕가가 있어 국가행사, 왕족이 참석하는 스포츠, 음악회, 바자회, 기념식 등, 모든 행사의 시작과 종료 시에, 그리고 우리 애국가와 같이 또 극장에서 영화 시작할 때 울려 퍼진다. 이때도 기립해서 경건하게 존경을 표한다. 이런 사정이니 잠시 머물다 가는 외국사람들에겐 사실 왕가가 더 친밀하게 와 닿는 편이다. 영화 한편을 봐도 그렇고, 콘서트 한번을 가도, 번번이 듣게 되고, 일어섰다 앉았다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야, 국내 극장에서 대한뉴스를 볼 때도 그러했고, 국기 하강식도 있어서 예전부터 몸에 익혀온 동작이 아니던가. 그러니 태국 왕가에 대해 특별한 감응이 없다손 치더라도 별 불편을 못 느낀다.

 하지만, 태국 국민들은 일편단심 붉은 충성과 지극한 존경으로 임하는 것을 본다. 한 점 불평도, 한 점 의심도 없다.

 그런데, 외국인에겐 불편한 점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왕족이 참석하는 행사는 시작과 끝이 불분명하다. 정해진 시간계획은 하등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왕족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하고, 퇴장하는 순간에야 모든 게 끝나게 되어있다. 보통 반시간 정도 기다리는 것은 행복해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무수한 사람들이 익숙하게 기다린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에 길들지 않은 외국인들은 짜증이 묻어난다.
 왕족 행차에는 사전 교통정리가 도니 차가 막혀서도 아니겠고, 또 많은 행사를 참석하다보니 바빠서 그렇다고 이해하려해도 매번 도착이 늦은 것은 설명이 안 된다. 행여나 왕가의 권위가 돋보이게끔 그렇다고 하면, 한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반인들이야 예나 지금이나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지도층에서 시간엄수의 모범을 보이는게 좋을 것 같다. 특히 방콕이 국제도시라 외국인들도 행사성 모임에 많이 관여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솔직히 시작 하나만 그러면 또 괜찮다. 물론 경호 때문이겠지만, 끝날 때도 왕족이 퇴장하고 떠날 때까지 그 많은 사람들이 고스란히 대기해야 한다. 이렇게 불편한 점이 있는가 하면, 왕가의 참석은 자리를 빛냄과 동시에 무한한 영광이 됨도 사실이다. 그래서들 주최측으로서는 어떡하든 왕족의 참석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 애를 쓴다. 누차 얘기했지만, 이는 왕가가 진실로 국민들로부터 우러나는 존경을 받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감정이 왕가()에 잘 나타나 있다. 왕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나라의 최고 보호자이시기도 하고,
   초연()한 덕으로 완전하신 군주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하신 폐하께,
   마음깊이 우러나는 존경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폐하의 자비로운 통치 아래서,
   당신의 신하, 우리는 은혜로운 보호와 행복을, 그리고 번영과 평화를 얻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폐하께서 무엇이든 원하시는 바대로
   그대로 이뤄지기를 기원 드리고 드립니다.

 정말 가사() 그대로다. 하나 과장이 없고 허구가 없다. 경외() 그 자체다. 태국에서는 수상을 욕하고 국회의장을 욕해도 무방하다. 후천적인 정치인이기에 얼마든지 욕할 수 있고 욕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들 불평불만을 터뜨리며 산다.
 하지만 왕가는 예외다. 선천적이고 절대적이다. 불편불만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네가, 보이지 않는 데서는 임금님도 욕한다는 식으로 내놓고 욕을 했다가는 큰일난다. 이만저만한 불충이 아니며, 강력한 반발을 받게 된다. 태국 국가()가 왜 그런지를 웅변하고 있다.

 태국인들이 단합하였기에  장구한 세월에도 주권을 유지해 왔으며, 태국인들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싸우기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게 용감히 싸우며 주권과 독립을 지켜왔다. 그런 한 가운데 항상 왕이 있었다. 존경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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