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의 말레이계 타이인들

Posted by 향수코디
2008. 1. 28. 15:19 태국정보
태국 남단의 얄라, 빠따니, 나라티왓, 사뚠 등 네 개 주에는 총 약 100만 명의 말레이계 무슬림들이 산다. 태국 전체로는 약 200만 명이다. 이들은 타이인들로부터 ‘손님’이라는 뜻의 “캑”(khaek)이라 불린다. 이 단어는 아마 한자 ‘객’(客)에서 오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캑’에는 어느 정도 경멸의 뉘앙스가 섞여 있다.

말레이계 무슬림들은 12세기에 태국 남부 지역에 정착했다. 이 지역에 세워진 빠따니 왕국은 17세기가 되면 이 지역에서 이슬람 학문의 중심이 될 정도로 번성했다. 18세기 말에 태국은 빠따니를 자신의 속국으로 만들어 이 지역에 태국의 법 및 행정제도를 점차 도입했다.

1909년이 되면 당시까지 태국의 통제 하에 있던 끌란딴, 뜨렝가누, 끄다, 뻐를리스 등 4개 주는 협정을 통해 영국인들에게 이양되었다.
이 지역에서 말레이-무슬림들의 분리주의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이다. 그것은 우선 절대군주제를 종식시키고 입헌군주제를 도입시킨 1932년 혁명 이후 태국 정부가 국가 문화의 타이화를 강력히 추진하였고 또 남부를 포함한 지방들에 대한 행정적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반발로서 일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어 태국에서 파시즘 정권이 붕괴되고 1945-46년간 자유주의 정부가 들어서자 말레이계 무슬림들이 다수인 남부에서는 몇 가지 규제들을 완화하여, 예컨대 혼인과 가족과 상속 문제에서 이슬람법의 적용을 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1947년 군부가 다시 정권을 잡자 소수민족들과 외곽 지역들에 대한 강압적인 동화 및 통제 정책으로 복귀했다.
남부는 그 이후 늘 불안한 상태에 있다. 남부 지역 인구의 약 8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 무슬림들은 오늘날까지 타이 민족과는 언어적 및 문화적으로 스스로 분리하여 살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말레이시아 북부에 사는 말레이인들에 대해 더욱 강한 결속의식을 갖고 있다. 얄라, 빠따니, 나라티왓, 사뚠의 말레이계 태국인들은 말레이어에서 파생한 ‘야위’(Yawi)라는 방언을 사용한다. 이들은 언어적으로, 종교적으로 타이인들로부터 차별시되고 경제적으로도 낙후되어 있어, 이 지역에는 오늘날까지 방콕 정부에 대한 적대의식이 만연되어 있다.

남부 지역에서 1960년대 민족혁명전선(BRN: Barisan Revolusi Nasional)과 빠따니 연합해방기구(PULO: Pattani United Liberation Organization) 등 몇몇 무장 분리주의 운동들이 일어났다. 1968년 인도에서 까비르 압둘 라만(Kabir Abdul Rahman)이 창설한 PULO는 학생 운동을 통해 정치화된 젊은 타이 무슬림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오늘날까지 태국 남부 지역에 독립국을 건설하는 꿈을 품고 있다. 그들의 테러는 주로 학교나 절 등과 같이 타이인의 헤게모니를 상징하는 것들을 대상으로 해왔다. 그들의 연결망은 끌란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아쩨(Aceh)와 중동 지역에까지 미친다. 특히 끌란딴을 비롯한 북부 말레이시아는 오랫동안 많은 게릴라들에게 안전한 도피처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약 6-7년 전부터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러한 분리주의 단체들의 활동을 근절하려는 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주고 있다.
PULO 게릴라들 중 많은 자들은 1984년 태국 정부의 일반사면 조치를 받아들여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부에서 암살 및 테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이 조직의 이름이 경찰과 언론에 거론되었다. 특히 1993년과 1997-98년에 PULO와 연관된 일련의 요란한 테러사건이 일어났다.

1995년에 기존의 조직으로부터 한 파가 떨어져 나와 신(新)PULO를 형성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태국 정부와 말레이시아 정부간 개선된 협력관계로 PULO와 신PULO의 고위 지도자들 여러 명이 체포되었다. 현재 수백 명의 게릴라들이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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